가격대별 적합한 그림 구매하는 법그림투자 미술품 구매가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자신의 취미와 기호를 벗어나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술 시장에는 단계가 있고 각 단계별 요구하는 작품의 이미지와 가치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취급 작품에 따라 갤러리 및 아트페어가 속한 시장과 그 시장의 타겟 층이 다름을 의미한다. 중요한 점은 작은 예산으로도 투자용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술시장에서 거래 되는 작품의 가치와 가격은 고정적이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미술작품의 가격으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즉석에서 소비되는 몇 만원에 해당하는 작품부터 천만원 이하의 작품을 다루는 시장은 지역 특성을 살려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의 크고 작은 많은 공방과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디자인 제품부터 삽화와 프린트 작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해당 장소에서는 미술시장에 이제 막 진출한 신진 작가의 작품에서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및 유명 작가의 판화 등을 볼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작품들은 대부분 감정적 가치 및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들로 구매자의 취미와 기호를 반영한 것들이 많다. 그러나 단 돈 몇 만원의 가격으로도 훗날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는 작품들이 있다. 오리지널 전시 포스터와 팸플릿이 이에 해당한다. 실제로 2014년 국내 한 옥션회사에서 김환기 작가의 1957년 전시 포스터가 3,870만원에 낙찰되었다 . 당시 무료 혹은 극히 저렴한 가격으로 추정되는 전시 포스터가 4천만 원 가까운 낙찰가를 기록한 것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다시 평가되고 가격도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미술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활발하다. 2015년 3월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에서 알렉산더 맥퀸 전시가 열렸다. 새비지 뷰티(Savage Beauty)라는 제목의 전시는 전시 자체가 또 하나의 작품이 되며 미술계에 호평을 일으켰는데 당시 5파운드(한화 약 1만원)였던 포스터 가격은 현재 450파운드(한화 약 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포스터의 가격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John Bellany, Pourquoi II(1967), Oil on board, 213.5×200.5,CASTLEGATE HOUSE GALLERY는 작년과 올해 모두 존 벨라니 작품을 선보였다. 런던아트페어(London Art Fair 2020)가 1989년 시작된 이래 올해로 32회를 맞이했다. 싱가폴, 캐나다, 독일, 일본 등 해외 참가 갤러리 10여 곳을 포함 100개 이상의 갤러리들이 참여한 이번 런던 아트 페어는 미술 애호가 및 소장가를 위한 작품을 취급하며 지역 색과 동시대 미술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아트페어중 하나다. 관람객은 특히 아트 프로젝트 섹션에서 선보이는 작가들의 작품을 관심 있게 살펴본다. 해당 섹션에 출품된 작품에 수여되는 라이징 스타상을 통해 작가들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 1968~)와 제니 세빌(Jenny Saville, 1970~) 같은 작가들이 1996년 런던 아트 페어의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 그들의 초기 경력의 일부를 이곳에서 마련하기도 했다. 중간 단계의 미술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프린트, 사진, 조각,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보통 50만 원대부터 5억 원 내외의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다.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일부 갤러리들이 작품의 가치와 가격의 타당성으로 제시하는 근거이다. 이는 일정 금액을 넘어선 작품에는 개인의 취미 혹은 기호와 상관없이 가격을 형성하는 기준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20세기 영국미술과 동시대 미술작품을 다루는 CASTLEGATE HOUSE GALLERY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존 벨라니(John Bellany 1942-2013)의 작품을 가지고 나왔는데 PoA(Price in Application)라고 적힌 작품 금액은 한화 약 2억 원이었다. 갤러리 주인은 뿌듯한 얼굴로 이 작품을 취급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는 말과 함께 작가의 'National Galleries of Scotland' 전시 이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미술관의 훌륭한 전시를 통해 조명되는 작가의 작품가치가 시장가격에 반영된다며 역량있는 작가의 좋은 작품들이 가진 다양한 의미를 끌어내고 이를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1907년 스위스의 갤러리스트 에르스트 바이엘러가 주도해 창설한 아트바젤은 미술 시장의 최상위 시장 중 하나이다.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갤러리들은 매번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함은 물론 각 갤러리 부스의 작품 디스플레이까지 엄격하게 통제함에도 불구하고 판매되는 작품의 가격은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 온라인 뷰잉으로 대체한 2020년 아트바젤 홍콩은 관계자들의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여성 작가 마를렌 뒤마(Marlene Dumas, b.1953)의 2002년 작품 ‘Like Don Quixote’이 한화 32억 원, 역사와의 관계를 탐구하는 뤼크 튀이만(Luc Tuymans, b.1958)의 작품이 24억 원에 팔리며 미술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가격 뒤에 숨은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유명 갤러리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라는 외적인 요소를 벗어나 작품 자체에 담긴 시대를 담아낸 조형언어의 힘이다. 즉, 취향을 벗어나 작품이 속한 시대가치, 사회가치를 반영한 미술사적 가치의 획득이다. 수요와 공급을 벗어난 경제 법칙을 선보이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아트페어에는 아트바젤과 런던프리즈아트페어 등이 있다. 미술 시장에도 단계가 있다. 첫째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감성적 가치가 제일 싸게 매겨지고, 이런 그림이 수만 원에서 수백만원 이하로 지역 아트페어와 군소 갤러리에서 거래 되고 있다. 두번째 단계 시장으로 미디어적 가치와 다소 수준이 높은 감성적 가치, 지역적 미술사 가치로 런던 아트페어에서 거래 되는 수십만에서 수억 원에 팔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사회적 가치와 미학적 가치가 있는 작품이 거래 되는 프리즈 아트페어와 세계미술사적 가치와 미디어, 사회적 가치가 주로 거래되는 바젤 아트페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하층에 위치한 아트 마켓을 고가의 작품을 거래하는 상위 미술 시장과 비교했을 때 이 시장이 나쁘거나 틀린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각 단계에 맞는 작품을 판매하고 미술을 즐기는 시민들의 문화 의식이 미술시장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동력이다.